매운 맛은 중독성이 강하다. 처음에는 얼얼하고 “도대체 왜 이런 걸 먹는 거야?” 싶어도, 일단 그 맛에 익숙해 지면 정말 끊기 어렵다. 자극이 어느 새 쾌감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불과 몇 십 년만에 남성과 여성의 역학관계는 근본적으로 변했다. 연애에서든 결혼생활에서든 여성은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말을 한다. 그리고 남성은 최대한 여성의 마음에 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순종하고 내조하는 여성상’을 꿈꾸며 괜히 체면과 권위만 앞세우다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도태되는 수가 있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존감이 높은 여성에 대한 인식도 당연히 바뀌었다. 예전 같으면 “콧대가 높다, 드세다, 버릇없다” 이야기를 들었겠지만, 지금은 톡 쏘는 매력이 ‘시원한 사이다 맛’이 되었고, 매력 포인트가 되었다. 여성들은 더 이상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You want my A to the Z
But you won't 어림없지
맞혀봐 sweet 또는 freak
What's hiding underneath? (I see)
망설이듯 간 보는 너 기회는 없어 oh
No, you won't get it
남성이라 해서 속마음 감춰두고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하다가는 그나마 있었던 가능성마저 놓치기 쉽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남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에 있어서 신중함과 조심스러움은 더 이상 덕목이 아니며, 과감성과 결단력이 필요하다. 옛날부터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기는 했지만, 지금은 더더욱 그렇다.
상대에게 기회를 줄 것인가 말 것인가도 여성들이 결정하는 시대이다. ‘결정권’이라 함은 상대방이 접근했을 때 그것을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수동적인 의미만 가지는 것이 아니다. 괜찮다 싶으면 상대방을 도발하고, 종국에는 자신의 덫 안으로 끌어 들여 ‘쟁취’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여성이 “넌 이제부터 내 꺼야”라고 선언하는 순간, 비로소 ‘남성의 주인’이 결정된다.
일단 넘어서면 더 이상 되돌아 나올 수 없는 경계선이 있다. 아무리 강력한 빛이라도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을 넘어서면 빠져 나올 수 없다. 그냥 빨려 들어갈 뿐이다. 그러니, 도망갈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 선을 넘어서지 말아야 하고, 일단 넘어섰으면 나올 생각을 말아야 한다.
옛날 철학자 칸트처럼 산책하는 시간을 1년 365일 똑같이 맞출 정도의 ‘범생이’라 할지라도, 유혹을 피하기는 어렵다. 마치 에덴동산의 뱀이라도 되는 듯 “그만 벗어나 봐. 어렵지 않아”라고 속삭이는 ‘매운 맛’ 상대를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여성이 “난 원래부터 나쁜 사람이야”라고 선언하고 나서도, 남성은 속절없이 끌려 들어간다. 바보 같아서? 남성이 바보 같아서가 아니라, 여성이 남성보다 더 똑똑하고 상황을 주도해 나가는 능력이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깜빡 한 순간 끌어당겨 you'll be mine (mine)
살짝 다가와 can cross my borderline (hey)
(Line, line, line) 널 따분하게 했던 everyday (day)
흥미로운 덫을 던져줄게
뛰어들어 봐 just right now
'Cause I'm too spicy for your heart
Don't chase me 경고해 난
Erase mе 멀리 달아나
Hey, 이젠 알겠니?
원래부터 bad, I'm so bad honestly, so bad
Hey 전부 가질래 지금부턴 call you mine (mine)
도망칠 거면 Don't cross my borderline (hey)
(Line, line, line) 늘 뻔하기만 했던 everyday (day)
이제 그만 rule을 벗어날 때
어렵지 않아 just right now
남성이 그러한 역학관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톡 쏘는 매운 맛의 강력한 중독성” 때문이다. 한번도 맛보지 않으면 모를 수 있지만, 한번이라도 맛을 보면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그게 바로 ‘중독성’이니까…
큐피트의 화살은 왜 생각하는 뇌가 아니라 피가 모이는 심장을 맞추는 것일까? 모르긴 몰라도, 뇌에 맞으면 그냥 ‘all stop’으로 끝날 뿐이지만, 심장에 맞으면 사랑의 감정이 그 뜨거운 피를 타고 온 몸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리라. 혀 끝에 느껴지는 매운 맛도 혀 끝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신경을 타고 온 몸으로 전파되니 강력하다. 큐피트의 화살을 심장에 맞으면 사랑에 눈을 뜨듯이, 여성의 매운 맛을 보면 그 여성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리라.
'Cause I'm too spicy for your heart
Ring the fire alarm
심장을 파고들어 넌 I'm too spicy
번지는 자극 속에 넌
바로 그 순간
또 다른 나를 발견해
남성들은 이런 매운 맛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겠다. 여성이 맵고 압도하는 존재일수록 더욱 자극적이고 더욱 큰 승부욕을 자극할 것이다. 매운 맛의 짜릿함은 다른 누군가의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의 것이다. 그러니 용기를 내 볼 가치가 있다.
Don't stop 겁내지 마 (hey)
I'm too spicy, yeah, I'm too spicy, you know that I
Don't stop 용기 내 봐 (h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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