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은 ‘특권’이다. 그런데, 다른 특권들과는 좀 다르다.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행사하고 즐기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런 특권인 거다. 막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가만히 있기만 하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특권의 속성이다. 그렇지 않고 해야만 한다면 특권이 아니라 ‘속박’에 지나지 않는다.
예전에는 젊어도 애늙은이처럼 살았다. 중고등학생 때에는 공부에 지치고, 대학에 들어가거나 일찍 사회생활을 하게 되어도 군대 문제, 취직 문제, 대인관계 문제 등으로 마음 편할 날이 별로 없었다. 젊음은 즐기기 보다는 빨리 극복하고 싶은 '시련의 시절'일 때가 많았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세상은 좋아졌고, 우리의 젊은이들도 달라졌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해 보고 싶고, 다른 사람과 똑같이 살기 보다는 ‘나만의 특별한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예전에는 누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하고 따랐고 엄친아/엄친딸 이야기만 들으면 주눅들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한 마디 말로 정리한다.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내 스타일대로 살 겁니다. 걱정 끄세요.”
It's our time, 우린 달라 특별한 게 좋아
Oh, what a good time, 난 잘 살아 내 걱정은 낭비야
네가 보낸 DM을 읽고 나서 답이 없는 게
내 답이야 (That's my style)
O-O-T-D 하나까지 완전 우리답지
My favorite things 그런 것 들엔 좀 점수를 매기지 마
난 생겨 먹은 대로 사는 애야, 뭘 더 바래
That's my style (That's my style)
바둑이든 장기든, 아무리 하수라 해도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수가 잘 보이기 마련이다. 자기는 훤하게 알겠는데, 정작 두는 사람은 잘 모르는 듯하니 참지 못하고 훈수를 두게 된다.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에게 시시콜콜 자꾸 코치를 하고 싶어하는 것도 비슷한 심정이리라. 좀 더 먼저 세상에 왔으니 인생에 대해 많이 안다 생각하고 정답 내지 지름길을 알려주고 싶어 하는 것이다. “저리로 가면 부와 성공이 따른다”는 달콤한 유혹도 덧붙인다. 하지만, 지금 시대의 ‘나’는 그런 말에 따르고 싶지 않다. 틀에 박힌 삶도 싫다. 왜냐고? 나는 내 인생을 알아서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똑똑하니까…”
달콤한 말 뒤에 숨긴 너의 의도대로
따라가진 않을 거야 난 똑똑하니까
난 절대 끌리지 않는 것에 끌려가지 않아
That's my style (That's my style)
예전에는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고, 졸업하면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이 되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젊은이들의 꿈이었고 부모들의 바램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가난했고, 변변한 직장도 별로 없었던 그 시절에는 그랬다.
하지만, 수십 년이 흐른 지금, 공부 잘 하던 “범생이”들은 대부분 월급쟁이로 계속 남아 있지만, 때로 옆길로 새고 때로 좌충우돌하면서 제 멋대로 살아온 ‘반항아’들은 사업가도 되고 뮤지션도 되고, 배우도 되고, 웹툰작가도 되고, 이런 저런 자유로운 삶을 살면서 자기 분야의 톱클래스 인사들로 성장하였다. 부와 명성도 많이 쌓았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게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옛날 공식으로는 도저히 성공할 수 없었던 사람”이었는데도 성공한 사례를 우리는 많이 본다.
지금의 틴에이저들은 “인생에 정답은 없고,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면 성공이 따를 수 있음”을 매일 보고 살아간다. 부와 성공이 따르지 않으면 또 어떻겠는가?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인데, 적어도 자유로운 삶은 되지 않겠는가? 그러니, 굳이 복잡하게 생각하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틴에이저들에게 “인생 정답”을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꼰대”들은 나서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고 우리의 젊은이들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박수나 칠 일이다.
Yeah, 모두 주목해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면 뭐 어때, huh
This ain't your life
쓸데없는 생각 따위 go away
답답한 이 세상 앞엔 멋대로 할래
YOLO! Say no! 너의 길을 가 now
잔소리는 quite down
이제 그만 peace out
키치(Kitsch)는 원래 "이상하고 하찮고 천박한 예술, 저급·저속한 작품’ 등의 부정적 의미로 쓰였는데, 대중문화의 중요성이 커 지면서 그 자체가 하나의 미적 경향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예전에 ‘틴에이저’ 하면 반항과 불가예측성을 쉽게 떠올렸지만, 지금은 오히려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움과 신선함의 냄새가 짙게 풍겨 나온다. 그들이 보고 꿈꾸는 세계는 예전의 우리가 보고 꿈꾸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르다.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안타까운 일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도 자꾸 넘어져 봐야 빨리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자전거나 스케이트도 넘어지는 횟수와 스킬이 비례한다. 아프고 힘들더라도 실패의 과정을 겪어야 성공의 문을 열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틴에이저일 때도 그런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 아마도, 사람들의 유전자가 21세기에 맞추어 바뀌었을 것이다. 그러니, 틴에이저들의 ‘키치’는 ‘키치’로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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