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IVE)의 노랫말에는 흔들리지 않는 주체의식이 담겨 있어 좋다. 어떤 이는 이를 ‘나르시시즘’이라 표현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삶에 대한 확신, 자신감이다. “성공과 영광이 있다는 보장이 없더라도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믿고 걸어가면 그것이 제일 좋고 행복한 길이다”라는 말은 젊은 사람들에게 더 없이 귀중한 복음과도 같다. 그러니, 아이브의 노래를 들을 때에는 그들의 율동과 외모에만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노랫말도 깊이 음미할 일이다.
“내가 갈 길은 어딘가?”는 아마도 삶이 끝날 때까지 결코 끝나지 않는 질문일 것이다. 정답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아예 정답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우리 인간으로서는 그저 ‘내 길이라고 생각되는 쪽으로' 가는 수 밖에 없다.
때로는, 아니면 거의 항상, 어떤 거대한 힘이 우리를 정해진 운명 속으로 끌고 가는 듯하지만, 순간 순간이 우리의 선택이다. 우리가 가는 길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더 좋아 보이는 길이 있는가 하면, 덜 좋아 보이는 길도 있다. 남이 보여주는 길로 갈 수도 있고, 내가 가고 싶은 길로 직진할 수도 있다. 이리 저리 바꾸어 가며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길들이 어떻게 끝날지는 누구도 모른다. 어느 길이 내 삶의 목표와 맞는지 알 도리가 없다. 그렇다면, 어떤 길을 어떻게 가는 게 좋겠는가?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내가 가고 싶은 방식대로 가는 것이다.
세상이 바뀌었고 세대가 바뀌었다는 것은 요즈음 사람들이 자기의 길을 예전 사람들보다 훨씬 잘 찾아간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기 삶의 목표와 방향이 뚜렷하고, 자기가 원하는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나이가 어리고 아직 경험이 적을지 모르지만, 과거에는 인생을 거의 다 겪어보고 나서야 겨우 깨닫곤 하던 진리를 요즘 사람들은 젊었을 때부터 본능적으로 안다. 인생 살아가는 데에는 단 한가지의 길과 정답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런 점에서 보면, 지난 수십 년 동안에 인간은 정신적으로 엄청난 진보 내지 진화를 하지 않았나 싶다.
다른 문을 열어 따라 갈 필요는 없어
넌 너의 길로 난 나의 길로 음,
하루하루마다 색이 달라진 느낌
밝게 빛이 나는 길을 찾아
I'm on my way
넌 그냥 믿으면 돼
I'm on my way
‘나는 누구인가’라는 어려운 질문에 굳이 장황하게 답하지 않더라도, ‘나는 나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 좋으리라.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잘 알지 못하고, 하루 하루가 힘겹다고 느낀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가 빛으로 이루어진 귀한 존재이고, 영적 성장을 위해 이 세상에 온다.
돈 많은 집에 태어나 남 부러울 것 없이 살면 행복할 것이라고, 전생에 선한 일을 많이 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기 쉬워도, 삶의 어려움과 고단함이 오히려 자신의 영혼을 더욱 성숙시키기 위해 마련된 좋은 재료이고 훈련 과정이다. (나의 ‘개똥철학’이 아니라, 적지 않은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바이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크리스토퍼 베이치의 ‘윤회의 본질’, 마이클 뉴턴의 ‘영혼들의 여행’,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0’ 등의 책을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된다). 그러니, 나는 누군가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고, 하루 하루가 찬란하고 아름다운 날임을 깨닫는 것, 그리고 그 하루 하루를 짜릿하게 즐기며 산다는 것은 엄청나게 성숙된 의식을 가져야만 가능한 일이다.
보이는 그대로야
너는 누군가의 dreams come true
제일 좋은 어느 날의 déjà vu
머물고픈 어딘가의 낯선 view
I'll be far away
That's my life is 아름다운 galaxy
Be a writer, 장르로는 fantasy
내일 내게 열리는 건 big, big stage
So that is who I am
Look at me now, look at me now, look at me now
어제랑 또 다른 짜릿한 나
두려운 모든 게 설레이게
I'm in sky high, O-M-G
하루 하루가 자신의 존재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임을 안다면 그 하루 하루를 그저 그렇게 흘려보낼 수 없다. 내가 부딪히는 모든 일상이 축복이고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내가 이 세상에 온 목적을 이루어 가는 과정이니 어찌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앞이 잘 보이지 않고, 행여 어둠에 길을 잃을 지 모르지만, 내가 만들어 가는 삶은 온전히 나의 작품이다. “정답이다, 아니다”, “길이 맞다, 틀리다” 따지고만 있을 겨를과 필요가 없다. 내가 가면 그냥 그게 내 길이 되는 것이니…
That's my life is 아름다운 galaxy
Be a writer, 장르로는 fantasy
내일 내게 열리는 건 big, big stage
So that is who I am
어느 깊은 밤 길을 잃어도
차라리 날아올라 그럼 네가
지나가는 대로 길이거든
나의 길을 기쁘고 찬란한 마음으로 걷다 보면 오늘이 어제보다 낫고, 내일은 또 오늘보다 나을 테니 계속 가다 보면 내가 하늘 위의 존재가 되어 있지 않겠는가? 내 몸이 갤럭시에 있지 않더라도 내 의식이 갤럭시에 있으면, 이미 나는 우주적 존재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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