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현의 미운오리새끼 가사에는 미운오리가 백조가 되고,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성장과 변신의 과정이 담겨 있다. 처음에는 남과 같지 못해 부적응자, 외톨이로 보였지만, 어느 새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고 자기만의 모습을 자랑하며 스스로 날아오르는 존재가 된다.
세상 부모들의 마음은 거의 똑같다. 내 자식이 남의 애들보다 더 잘났으면 좋겠고, 그게 어렵다면 남과 비슷해 지기라도 해야 한다. 다른 애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뭔가 부족하다 싶으면 “저 녀석이 커서 사회에 적응이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그런데, 자식들은 그런 부모가 부담스럽다. 나를 믿지 못하는 부모가 밉다. 그래서 ‘삐딱선’을 타기 쉽다.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세상과 적당히 어울리려 노력하기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온전히 파고 들고 그것으로 성공해서 내 존재가치를 부모와 만 천하에 드러내 보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냥 도피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만의 공간 속에 틀어박혀 숨어 있더라도, 지금은 개털에 지나지 않더라도, 아직은 분명하게 보이는게 별로 없고 모든 게 불확실하더라도, "언젠가는 세상을 빛내리라" 강한 자기 최면을 걸고 힘차게 날아오르는 미래를 위해 분투한다.
엄만 내가 밉대.
남들 반이라도 내가 비슷해지길 바랐지만
쉽게는 못 바뀌더라. 고집 땜에...
난 나밖에 못 믿네.
날 가둬놨어. 작업실에
언젠가는 꼭 빛내고 말거라 날 속이네.
그 때의 현실은 개털인데도...
남과 비교될 때나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은 자괴감이 들 때, 자포자기하고 싶은 마음을 떨쳐내고 일어서는 것은 정말 힘들다. 내가 남들보다 못하고 틀린 것이 아니라, 내가 그저 남과 ‘다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의 편견이나 선입견과 싸워야 하고, 자기 자신과도 싸워야 한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이겨야만 한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기가 본래 가지고 있는 가치를 발견할 때, 이제는 자유로워지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긴다. ‘나’라는 존재 자체는 다른 사람과 다르지만, 나처럼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기 위해 홀로 애쓰는 사람들이 주변에 적잖이 있다는 점에서는 그들과 “다르지 않다.” 그런 자각이 들면 이제는 성인이라 할만하다. 따뜻한 집안이 그립더라도 그리로 ‘빽’하지 않고 세상 속으로 들어갈 준비가 끝난 것이다.
난 더 힘냈어. 보여줘야 해서...
틀린 놈에서 다른 놈으로 날 바꿔야 했어.
하나 둘 내 주위에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더는 다르지 않아. 가끔 집이 그립긴 하지만…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말아요.” 남들처럼 하지는 못하지만, 나처럼은 살 수 있다. 내 삶의 궤적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왔으니 다시 태어난다 해도 나는 지금의 내가 될 것이다. 남들이 싫어하고 미워한다고 해서, 그저 사랑을 받아보겠다는 욕심을 위해 내 주위에 벽을 쳐서 스스로를 옭아매거나 바꿀 생각은 없다. 이제는 그럴 정도로 어리지 않으니까… 그리고, 내가 겪어온 그 과정을 밟고 있는 내 후배들과 마음을 나누고 그들을 위로한다. 그들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I am not alone.”
걱정은 끝. 약속해.
난 남들처럼은 절대 못 해.
다시 태어난대도 이렇게 될 걸.
이런 놈인 거 알잖아. 뭘 어떻해.
미워해도 좋아. 다 바꿔볼 게.
이제 어리지 않아. 문 잠가둔 채
사랑받고 싶어 했던 내가
여기에서 같은 미운 오리새끼들을 위로해.
기성세대는 이런 젊은이들이 못마땅하고 불안하기만 하다. “그렇게 하면 절대 안된다”고 말하기 일쑤이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를 늘어 놓기 십상이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한 가지밖에 없다. “Shut up!” 이러쿵 저러쿵 되지도 않는 말은 하지 말라. 오늘도 성장통을 겪으며 피눈물을 흘리는 젊은이들을 위해 건배하고, 자랑스럽게 극복한 사람을 보면 그냥 축복하고 존경이나 해라.
미운오리새끼 전체 가사와 곡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C1EvPnUx4
미운오리새끼를 들으면 젊었던 날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사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모르고 큰다. 대부분의 젊은이는 자기가 ‘백조’임을 모르고 ‘미운오리새끼’라고 생각한다. 세월이 지나 자신이 오리가 아니라 백조였던 것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성인이 된다. 날아오를 때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스스로를 찾아 나가는 젊은이들을 위해 건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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