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장관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언급을 한 데 대하여 중국의 외교부 대변인 마오닝이 "부용치훼"라는 표현을 써 외교 결례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주요 언론에서는 "직역하면 '말 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그 참뜻이 '주둥아리를 닥치고 있으라'는 막말이다"라는 식으로 해설하고 있다. 마치 "중국의 사자성어인데, 겉으로는 젊잖아 보여도 속으로는 막말이다"라는 식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 "부용치훼"는 어디 대단한 고전 같은 데에 나오는 사자성어가 아니고, 그냥 "주둥아리 놀리지 마라"라는 경멸적인 표현일 뿐이다. 막말을 젊잖아 보이도록 포장한게 아닌 것이다. "부용(不容)"은 "용납하지 않겠다" 내지 "하지 말라"는 말이고, "치(置)"는 "두다", "훼(喙)"는 "부리, 주둥아리"이니, 풀어보면 그대로 "주둥아리 들이미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 내지 "주둥아리 놀리지 마라"는 뜻으로 된다. 그러니, 적어도 한 나라의 외교부 대변인이라는 자가 할 말은 아닌 것이다.
한-중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간에 있었던 과거의 일이 많이 잊혀졌고, 특히 문재인이 우리나라의 대통령이면서도 중국을 '대국'으로 우러러 받드는 사대외교 저자세로 일관하는 통에 중국의 기고만장한 태도가 더욱 극심해 졌다. 중국의 외교부 대변인이라는 자가 "부용치훼"라는 표현을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를 업신여기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동안 문재인 정권이 우리나라의 국격을 '열심히' 떨어뜨려 온 탓이 크다.
하지만, 중국은 한반도의 분단 지속과 남북한 대치에 가장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원흉'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6.25 전쟁 때 중국이 무력으로 개입하는 사태만 없었다면, 한반도에 자유롭고 민주적인 통일한국이 들어섰을 것이고, 김씨 세습정권 하에서 인권을 유린당하고 신음하는 북한동포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을 터이다. 중국-대만 문제가 중국 문제이므로 함부로 참견하지 말라는 중국은 왜 남-북한 분쟁에 무력으로 개입해서 그토록 많은 인명이 희생당하도록 했고, 오늘날까지도 2천만이 넘는 북한 주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인권유린을 당하도록 하였는가? "부용치훼"는 중국이 다른 나라에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한반도 분쟁에 무력 개입하여 역사를 거꾸로 흐르게 한 데 대해 중국이 한번도 우리나라에 사과한 적이 없음은 물론이다.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일본의 직접적인 사과와 배상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는 소위 '진보세력'들이 중국으로 인해 그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인명피해와 인권유린이 초래되었음에도 단 한마디의 사과 요구도 하지 않는 아이러니는 풀릴 수 없는 의문이다. "무력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에 반대한다"라는 말은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원론적인 이야기이다. 그걸 갖고 시비거는 것은 "중국이 선진국 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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