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지 고민한다. 영어로 의사소통 하는 일이 잦아진 오늘날에는 영어문장도 잘 구사해야 개인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The Elements of Style'은 간결 명료하게 영어문장 쓰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베스트셀러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 경영대학원 입학을 위해 GMAT(Graduate Management Admission Test)를 준비한 적이 있다. 일반 대학원 입학에 필요한 GRE와 달리, GMAT는 경영대학원(Business School)이 요구하는 시험으로서 Analytical Writing(분석적 작문), Integrated Reasoning(통합판단), Quantitative Reasoning(수리영역), Verbal Reasoning(언어영역)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점수는 보통 Quantitative와 Verbal만 합쳐 각각의 점수를 상대평가한 백분위 기준으로 내며, 총 800점을 만점으로 한다. 이름 있는 경영대학원으로부터 입학허가서(Admission)를 받으려면 GMAT 점수가 꽤 높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동양 학생들은 수리영역에서 최대한 고득점을 하고, 언어영역은 영어 네이티브 수험생들보다 훨씬 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점수를 많이 까먹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한다.
나도 당연히 그렇게 수험 준비를 했는데, 수리영역은 처음 목표했던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언어영역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도 좀처럼 점수가 나아지지 않았다. GMAT의 언어영역은 Sentence Correction, Critical Reasoning, Reading Comprehension 등 3개 유형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나에게는 이 가운데 Sentence Correction 이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 지문 문장에서 뭔가 잘못되었거나 어색한 부분에 밑줄이 그어져 있고 그 부분을 가장 잘 고친 대안을 찾는 유형이었다. 나는 영문법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단순히 문법의 맞고 틀리고를 고르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밑줄 부분이 어떻게 잘못된 것이며 정답으로 제시된 것은 왜 그것이 정답이 되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정답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 붙잡고 있을 수가 없는데, 시험이 소위 CAT(Computerized Adaptive Testing)라고 해서 적당히 찍었다가 틀릴 경우 다음 문제의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점수도 함께 내려가는 방식이라 대충 넘어가기도 어렵다. )
기출문제나 연습문제를 계속 반복해 풀면서도 잘 이해하지 않는 점이 많아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수험생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어떤 사이트에서 “The Elements of Style”이라는 책이 영어 공부에 좋다고 추천한 것을 보았다. '내용이 어떤가' 싶어 바로 구입했는데, 나는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좋은 문장과 좋지 않은 문장', '좋은 단어와 좋지 않은 단어'를 구분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덕에 몇 달 후 GMAT에서는 언어영역 점수가 급상승하여 전체 성적이 상당히 높게 나왔고, 원하던 대학원의 Admission을 받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The Elements of Style”은 저자인 William Strunk Jr. 교수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즈음 미국 코넬대 영문과에서 쓰던 강의 교재를 제자인 White가 편집하여 1959년 처음 발간하였다고 한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훌륭한 책으로 널리 알려진 고전이다. 특히 좋은 점은 100쪽도 되지 않는 문고판 서적이라 마음 잡고 읽으면 하루 이틀에 다 읽을 수 있고, 책의 가격도 만원이 채 안 된다는 것이다.
1900년대 전반에 미국 대학교에서 쓰이던 강의 교재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 세계인에게 사랑 받는 베스트셀러로 남아 있으니, 좋은 책의 위대함을 새삼 느낀다. 꼭 영어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문장론”의 모범으로 읽기에는 너무나 좋은 책이니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 볼 것을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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