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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보는 세상만사

한동훈 장관 딸 MIT 입학과 친야 네티즌들의 입학취소 청원 유감

by Writing1004 2023. 4. 12.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딸이 미국 MIT 대학에 합격했는데, 친야 네티즌들이 입학을 취소시켜 달라는 청원을 모집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동훈 장관의 딸은 자신의 SNS에 "MIT 2027"이라는 Class Year로 자신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입학연도로 학번을 구분하지만, 미국에서는 졸업연도를 가지고 따진다. Class of 2027은 2027년이 졸업연도이니까 2023년 9월에 입학해서 4년 후인 2027년 6월에 학부를 졸업하는 학생을 말한다.

 

"학과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생물학(Biology) 쪽을 하게 될 것 같다"고 한다. MIT의 세계대학 종합순위를 보면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세계 5위 이내이다. 하지만, 이공계 쪽으로 보면 거의 항상 세계 1위이다. 전 세계의 천재들이 모인다는 곳이고, 미국의 공부를 잘하는 수재들도 들어가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공계 쪽으로 합격한 것을 보면 매우 우수한 성적을 보였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금년의 경우 MIT는 26,914명이 지원해서 1,259명이 합격했고 지원자 대비 합격율은 4.7%였다. 한동훈 장관의 딸이 합격한 정시모집은 합격율이 더 낮아서 3.8%라고 한다. 합격율 자체도 매우 낮지만, '공부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한' 전세계 우수 인재들끼리 경쟁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동훈 장관 딸의 MIT 합격을 두고 '미주교포 엄마들(Miju Moms)'이라는 한인여성 커뮤니티가 'change.org' 사이트에  '한동훈 딸의 허위스펙 의혹에 대한 미주 한인들의 입장문'을 올렸다. 그 커뮤니티 자체는 회원 가입만 하면 청원을 할 수 있고, 실명 여부나 실제 주소지 여부, 청원에 대한 반복 동의 여부 등은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개인정보 제공을 아주 꺼리는 미국사회이기 때문에 커뮤니티에서 그런 내용까지 철저하게 확인하지는  않는 게 오히려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나 청원에 대한 동의 등이 정말로 미국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한국에 있는 민주당 성향 사람들이 가담해서 조직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지는 알 길이 없다.

 

 

(Miju Moms가 MIT에 대한 조사 요구로 올린 자료. 총 16페이지 분량이다)

 

이들은 MIT를 상대로 "조사 요구(A Call for Investigation)'라는 제목의 글을 쓰고, 총 16페이지 분량의 자료도 올려놓고 있다. "남의 일을 가지고 참 열심히도 연구해 놓았네"라는 느낌이 들지만, 거기에 씌여 있는 내용들이 사실인지의 여부는 제3자로서는 알 수가 없고, "입학을 취소시켜 달라"는 말 외에 그들의 주장 요지도 분명하지 않다. 다만,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댓글을 통해 정리해 보니 대략 아래와 같았다(* 문장들이 한글 문법에 잘 맞지 않고 산만하지만 최대한 잘 이해하고자 노력한 결과로 적은 것임).

(1) 학술지에 다수 논문을 발표한 것은 고액의 미국 입시 컨설팅 업체들이 포장해 주는 방식이다. 

(2) 표절 문제와 대필 의혹이 있다.

(3) 스펙을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었다는 해명은 면죄부가 될 수 없다.

(4) '선한 의도'는 부정한 수단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5) 한동훈 장관의 탐욕에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보았다.

 

이 가운데, 어느 부분이 정말로 문제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학과성적만을 가지고 학생을 뽑지 않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 과외활동도 활발히 해야 한다. 그러한 것을 '스펙 쌓기'라고 한다면, 미국의 입시제도에서는 그게 너무나 당연하다. 열심히 공부도 하고 과외활동도 해서 스펙이 좋아진 게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단지, 조국 일가처럼 그 스펙을 '허위로, 날조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표절 문제와 대필 의혹은 대학이나 대학원의 학위논문 수준이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만, 고등학생이 쓴 리포트에 대해 '표절'이니 '대필'이니 하는 것 자체가 사실 우스운 노릇이다. 중고등학생이 무슨 대단한 연구를 한다고 창의적이고 독보적인 논문을 쓰겠는가? 여러 자료들을 참고해서 내용을 조리있게 정리해서 내는 정도면 충분한데, 그 이상을 요구하며 조사 운운하는 것 자체가 '제 정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람들이 이렇게 난리를 치는 속 마음은 사실 맨 끝부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한동훈 장관의 탐욕에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보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MIT가 아무나 Application을 제출할 수 있는 대학은 아니므로 한동훈 장관 딸이 합격하면서 자신들의 자식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 분명하다. 단지 "한동훈의 딸이 명문 MIT에 합격한 것을 보니 기분 나쁘다"는 정도로 읽는 게 맞으리라. 수 많은 스펙을 허위로 날조한 것이 증거로 입증되어서 이미 유죄판결을 받고 감옥에 가 있거나 재판을 받고 있어도 그 어떤 사실도 인정하지 않는 조국 가족은 그렇게 옹호하고 '쉴드'를 치면서, 한동훈 장관 딸의 MIT 입학에 대해 저렇게 가슴 아파하는 이유를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럼, 'Miju Moms'가 청원을 냈다고 해서, MIT가 입학허가(Admission) 취소를 검토할까? 한마디로 "턱도 없는 이야기"이다. 요즈음은 우리나라도 대학교 입학 절차가 복잡해 졌지만, 미국은 상당히 많은 자료를 가지고 매우 까다롭게 입학심사를 한다. 인터뷰에서도 여러 가지를 살펴보며, "이 사람이 우리 학교를 졸업해서 장차 학교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인가" 하는 관점에서 심사하기 때문에 명문대일수록 입학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말은 합격 결정을 그리 쉽게 번복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조국/정경심의 아들 조원이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 다닐 때 조국/정경심이 원격으로 아들의 시험문제를 대신 풀어주는 부정행위를 한 것이 조국/정경심 재판과정에서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원에 대한 졸업취소 등의 조치가 검토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명백한 증거가 있어도 이러한 데, 하물며 세계최고 수준의 명문대학이 일부 사람들의 근거도 없는 비난에 기초해서 합격을 취소할 가능성은 '제로'이다. 그렇게 하기 시작하면, 우리나라 출신으로 미국 명문대에 합격한 사람 중에 정상적으로 입학을 하고 졸업하는 사람은 아마 손에 꼽을 정도의 '희귀종'이 될 것이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젊은 인재가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면 맹목적으로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축하도 해 주고 열심히 공부해서 국가 발전에 기여하도록 축복도 해 주는 게 어른들의 도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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